급하게 구두약이 필요할 때 알아두면 좋은 꿀팁
남편에게서 어제 오후 갑자기 구두를 신게 되었다고 챙겨달라는 연락이 와서 신발장에서 구두를 꺼내보았어요. 지난 장마철에 잘못 보관해서 곰팡이도 살짝 생기고 먼지도 뽀얗게 앉아서 우선 대충 닦아주었지만 얼룩도 남고 광택이 나지 않아서 고민이 되었는데요.
사실 남편과 저는 매이 운동화만 신는 편이라 집에 구두약이 따로 없어서 이참에 사볼까 했지만 구두약 특유의 화학냄새도 싫고 1년에 한두번밖에 사용하지 않아서 구두약 대신 바나나 껍질을 이용해서 닦아보았어요.
준비물은 바나나와 마른 천만 있으면 되는데요. 구멍나거나 발목이 늘어난 양말은 버리지 말고 모아두었다가 창틀을 청소하거나 화초를 닦거나 이렇게 구두를 닦을 때 꽤 유용합니다.
바로 이 바나나가 구두약을 대신할 수 있다니... 너무 신기한데요. 바나나 껍질에는 구두약의 주요성분인 칼륨이 15% 정도 함유되어 있고 특히 껍질 안쪽에 있는 타닌이라는 성분은 가죽의 때를 제거해주고 광택을 살려주는 효과가 있어서 가죽에 껍질을 문지르면 부드럽게 윤이 난다고 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구두를 닦아볼까요?
바나나 껍질을 이용해서 앞부분 먼저 닦아보았는데요. 바나나 찌꺼기가 좀 묻었지만 어쨌거나 번쩍번쩍 광이 납니다.
구두 옆쪽과 뒤쪽도 구석구석 바나나 껍질로 닦고 양말을 손에 끼우고 잘 닦아주었습니다. 미리 먼지를 대충 닦고 바나나 껍질로 닦았는데도 양말에 찌든 때가 많이 묻어났어요.
바나나 껍질로 닦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보았는데요. 구두약으로 닦은 것 같은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지만 구두를 신고 외출하기에 적당한 광택이 나서 만족스러웠어요.
무엇보다고 그동안 쌓인 찌든때가 확 벗겨져서 놀랐어요. 구두를 몇번 신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때가 많이 나올 줄 몰라서 더 놀랐나봐요.
<바나나 껍질 닦기 전>
<바나나 껍질 닦은 후>
눈으로 직접보면 더 비교가 확 되는데 제 카메라로는 잘 구분이 안되는거 같아서 한번 더 큰 사진으로 비교해봤어요. 바나나를 먹고 껍질을 버리기 전 이렇게 구두를 한번 닦아보세요. 때도 말끔히 빠지고 광택은 덤으로 얻을 수 있어요.
남편이 오기 전에 양쪽을 잘 닦아서 현관에 두었는데요. 집에 온 남편에게 '구두약 사서 닦아놨어' 라고 하니까 '어쩐지 반짝반짝하네' 하고 고맙다며 신고 나가더라구요. 앞으로 바나나 먹은 날은 껍질 버리기 전에 잊지말고 가죽가방이랑 가죽쇼파도 꼭 닦아봐야겠어요.